♠ 새롭게 하소서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9. 10. 25. 09:29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바르티매오는 앞을 전혀 못 보는 소경이었습니다.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구걸뿐이었기에 많은 순례객이 지나가는 예루살렘 초입 예리고라는 곳에서 구걸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였습니다. 그는 앉은뱅이가 일어났고 중풍병자가 치료되었으며 죽은 자가 되살아나게 했다는 소문을 수없이 들었지만 믿음에 대한 신뢰와 현실을 탈피하려는 적극적인 욕망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바르티매오는 어느 날 생각을 바꾸어 에리고 성 입구에서 구걸했던 소경의 모습에서 누더기 옷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눈을 뜰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로 돌변하였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 그의 외침은 순례길을 방해한다고 해서 꾸짖음을 들었지만 더욱 큰 소리와 간절함으로 오직 예수님만이 눈을 뜨게 하실 수 있다는 확신과 일념으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마르10,48) 그는 외침이 아니라, 처절한 통곡의 울부짖음이었을 것입니다.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바르티매오의 말은 '단 한 번만 살려달라는 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애절한 절규이었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지성이면 감천이다.” 라는 말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가르침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세상살이가 갈수록 버겁기만 하다고 아우성 댑니다. 그래서 때로는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으며 왜 나만 안 되는 거야, 하고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유혹과 시련을 견디고 이기려면 우리를 주관하시고 힘이 되는 예수님께 다가가야 합니다.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도 있지만 무한한 나약성도 있는 양 칼날과도 같으며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神 ) 야누스와도 같습니다. 많은 사람은 재난을 예방하기 위하여 통장에 예금하고 갖가지 보험 가입을 합니다. 그러나 재물은 물론 잠재된 자신을 일깨워 죽어도 죽지 않게 하는 복음을 하찮게 여기는 행태들로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나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교회 위선자들이 시끄럽다고 바르티매오를 꾸짖었지만 교회를 시끄럽게 하는 것이 정녕 무엇인지 모르는 바리사이들과도 같은 자 일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진정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토마스 아퀴나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바램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절대로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에 힘을 입어 우리 내면에 있는 또 다른 열정과 지혜로 소망을 현실로 이끌어 내는 순례자가 되어야 합니다. 비록 저는 나약하고 무지하오나 당신께서 살아계시기에 제가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저에게 늘 힘을 주시는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의 올바른 삶이 기도되어 당신께 영광을 바치게 하옵소서. 2009년 나해 연중 제 30주일 석수동 성당 홍일표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