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짜다 연못과 하혈하는 여인
"예루살렘 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베짜타라는 연못이 있었는데
그 둘레에는 수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었습니다.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휘젓곤 하였는데
물이 움직일 때에 맨 먼저 연못에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다 나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중에 삼십팔 년이나 앓고 있는
오래된 병자라는 것을 아시고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병자는 '선생님, 그렇지만 저에겐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딴 사람이 먼저 연못에 들어갑니다.'
예수께서 '일어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거라.' 하시자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들고
걸어갔다."(요한5,1-18참조)
저는 치유 받은 병자를 한심스럽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이 아닌가, 묵상을 합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으로 주의 여건만 탓하며
경제가 어떠니, 뭐가 어떠니 하면서 모든 원인을
나 자신이 아닌 외부 탓을 했으니 말입니다.
반면,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는 병을 고치려고
의사들을 찾아다니느라 가산을 탕진하였지만,
결국에는 체면도 잊은 채 오직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대자
즉시 하혈이 멎었다고 합니다."(루카8,43-48참조)
무엇보다 여인의 적극적인 방법론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열 번 찍어서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불굴의 의지와
혹여,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요행보다는
발벗고 감나무에 과감히 올라가서 감나무라도 흔들어 대는
적극성과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하느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2009년 7월을 보내면서
홍일표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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