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하면서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그렇게도 기승을 부리더니
입춘이란 절기 앞에 엄동설한은 무릎을 꿇었습니다.
설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 시간을 내어 산행했습니다.
산이라고 해야 매주 습관처럼 다니는 관악산이지만
한동안 추위로 말미암아 한 달 남짓 산행을 자제하다가
추위가 풀린 틈을 타서 산행하니 온몸이 날을 듯
기쁘기가 한량없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산행은
추위와 흰 눈이 쌓여야 운치가 있는데
날씨가 포근하다 보니
겨울산행의 참맛을 좀처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내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은 고난보다는 안녕만을 희망합니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 이곳저곳 방황합니다.
우리가 산행할 때
크고 작은 돌부리와 바위로 말미암아
산행을 힘들게 하지만
정녕 아름다운 산을 지탱해주는 것은
발에 채는 돌부리와 바위들이 있었기에
수려하고 웅장한 산을 지탱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통은 苦痛(고통)이 아니라 福通(복통)입니다.
겨울산행은 추워야 제맛이 나듯
우리네 인생도 때로는 고난이 있어야
삶의 운치를 더할 것입니다.
고통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입니다.
2011년 2월 6일
홍일표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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