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즐깁시다
밤이 캄캄하면 캄캄할수록 밤하늘의 별들은
빛이 더욱 밝게 보입니다.
우리가 등산하면서 땀을 흘려
높은 정상에 올라가면 갈수록
눈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범위는 커집니다.
또한, 저의 체험에 의하면
몇 년 전에 눈 덮인 치악산 정상을 어렵게 정복하고 나니
그 나머지의 산은 자신만만하게만 느껴졌으며
모두가 지루하다고 투덜대는 한라산도
저에게는 뒷동산처럼 가볍게 정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인간은 감당하기 어려움에 부닥치고 나면
일상에서 사소한 난관과 고난쯤은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자생력이 생김을 알 수가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나라의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치고
심지어는 직장을 잃고 생계가 막막한 가정이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하고 답답하다 하여
어두운 일면에만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어둠을 뚫고 빛이 들어오는 희망의 저편을
흘려보내기가 십상입니다.
복음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신 슬픔에만 잠겨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눈앞에 계심에도
알아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도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으로 철저히 믿었지만
돌아가셨다는 슬픔과 편견으로 말미암아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비로소 식탁의 빵을 함께 나누고 나서
마음의 문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께서 살아 계심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될 뿐만 아니라
어떠한 고난이 닥친다 하여도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고난이 찾아왔으면 희망의 길도 있기 마련이며
내리막길이 있으면 분명히 오르막길은 있는 것이 진리입니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희망의 문을 향하여
길을 떠나는 순례자입니다.
길을 가다 보면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비가 내린다고 나약한 우리 인간이
그 아무리 발버둥친들 한줄기의 빗방울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삶의 여정을 미로 찾기 게임 하듯 흥미를 갖고
어떠한 시련도 즐기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고난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인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
2009년 연중 제6주일
석수동성당 홍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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