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깨닫게 하소서
이 세상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상이 있고
보이는 색상이 있습니다.
바로 거기에 눈으로 바라볼 수 없는 뜻이 있고
뜻의 소리가 있습니다.
귀로 들리는 소리도 있지만 뜻의 소리는
생각으로 듣고 마음에 담아 둡니다.
그러면 그것이 작은 믿음이 되기도 합니다.
마음 밖에 있는 것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마음 안에 있는 것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이
늘 바라다보시고 계십니다.
오직 피조물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조물주를
우리의 믿음으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그분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용기를 구하려
용서라는 조건없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용서는 주님의 사랑이고
사랑은 주님의 용서입니다.
사랑과 용서 속에 믿음이란
작은 씨앗을 마음에 심어 주셨고
기도란 작은 누룩을 일용할 양식으로 넣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알고도 믿지 아니하고
믿으면서도 행하지 않는 불쌍한자가 여기 있습니다.
주인님!
세속의 괴로움을 믿음으로 승화하지 못하였고
세속의 고난을 기도로 바치지 못하였습니다.
주인님!
믿음은 받아드림이요, 기도는 비우는 것이라는 진리를
행하지 못하고 살아왔기에
일상의 즐거움 속에서 감사를 외면했고
일상의 괴로움 속에서 믿음보다는 유혹에 흔들렸습니다.
주인님!
임의 용서 속에 살면서
저는 쉽사리 용서를 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임의 사랑 속에 살면서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인님!
하느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 것보다
살아 있는 자의 믿음 안에 있고,
살아 있는 자의 행실 안에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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