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리꽃 당신
그리움이 아파트 베란다 창문에 부딪혀 뒹구는 흐느낌의 소리가 가슴속 깊이 애잔하게 들려옵니다. 대지를 녹일듯하던 지난 여름날 밤 당신의 달콤한 향기로 눈과 귀를 멀게했고 오색 등불 아래 당신의 몸짓으로 나의 넋을 빼앗아 갔지만, 등을 돌리고 먼발치로 당신을 뒤돌아볼 때면 기쁨보다는 허전함으로 온 가슴을 억눌렀으며 사랑하면서도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애절함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당신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과의 만남은 한여름밤의 꿈으로만 기억해야 하는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것을 철들 무렵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고 마침내 당신과 영원히 등을 돌리는 아픔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당신과의 뜨거운 입맞춤은 앉으나 서나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흔적으로 남아 쉰을 바라다보는 나이임에도 가슴 한켠에 푹 패여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젊은 날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당신을 기억 할 뿐이랍니다. 계절은 가고 올 수 있지만 한 번 간 우리의 사랑은 되돌아올 수 없기에 빨갛게 멍들어 낙엽 위에 새겨진 서리꽃 처지 같아서 잠시 머물러 보았습니다. 2006년 11월 1일 홍일표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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