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가는 대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서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8. 4. 1. 18:14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서 봄바람에 뿌연 황사가 창공에 흩날리고 도회지의 분위기는 온통 침울하게만 다가옵니다. 그토록 훈훈하던 봄바람은 오늘따라 유난히 싸늘함으로 온몸을 휘감으며 그동안 아들에게 잘못해 주었던 기억들로 자책과 아쉬움 되어 아비의 모습을 부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때로는 심한 질책과 감당하기 어려운 기대로 아들의 마음을 구속한 것이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아들! 정말 미안, 미안, 미안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견스럽고 고마워요. 아비의 모든 잘못은 아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사랑하기 때문에 그랬다는 억지의 변명을 받아줘요. 하늘에서는 연 거품 찬 공기를 뿜어내고 거리에는 공허감, 쓸쓸함으로 짙게 물들어 갑니다. 내일은 하늘에서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차라리 소낙비되어 허전하고 우울한 마음과 못난 아비의 모습까지도 빗물로 말끔히 씻기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08년 4월 1일 홍성민 아부지 홍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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