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가는 날
입추가 지나고 더위가 누그러진다는 처서가 나흘이 지났는데도
불볕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온통 찜통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길에 후끈 달아오른 도심지를
소낙비가 식혀줄 듯 시원스럽게 내렸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길조를 가늠하며
또한, 소낙비가 내려야 무지개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나긴 여름 방학을 마치고
가톨릭 교리 신학원 종교 교육학과 1학년 2학기 개강하는 날입니다.
지난 3월 입학식에도 비를 맞으며 혜화동으로
나의 숨결을 불어 넣어주신 임의 향기가 사뭇 그리워
발길을 향했는데,
2학기 첫날인 오늘도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나의 주인님께서 크나큰 영복을 주시기 위한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설렘을 예견해봅니다.
보고 싶은 학우들, 그리고 존경하는 교수신부님들께서
두 눈에 아롱거리고,
마음은 벌써 교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무실 창 밖에는 사나운 빗줄기가
창문의 유리를 거세게 부딪치고 있습니다.
거센 빗줄기가 내 가슴서 풀리지 않는 매듭이
속 시원하게 풀리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나를 창조하신 나의 주인님이시여!
오늘의 소낙비가 성령의 단비가 되어
검게 그을린 내 영혼이 깨끗해지고
당신의 진리로 나를 자유롭게 하소서.
그래서 이 비가 그치면 무지개가 타고
임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저에게 오소서.
제가 새롭게 변화되어
당신의 도구로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오소서 나의 구원자이시어,
이 몸은 당신께서 택하신 아들입니다.
2007년 8월 27일
홍일표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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