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을 둘러보아도
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 품안에 있는 자녀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요
내가 살고 있는 주택마저도 내 것은 분명 아닙니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우물가에 잠시 머물러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발길을 옮기듯
그 모든 것들은 잠시 우리 곁을 스쳐 지나 갈 뿐인데
마치 나의 소유인양 눈을 벌겋게 뜨고
집착하는 우리네 모습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아서 산해진미로
허기진 배를 일시적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마른 영혼의 갈증은
세상의 부귀영화로도 채울 수가 없으며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이 지극정성 효를 다하여도
가난한 내 심령을 위로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항상 변함없으시고 사랑 자체이신
주인님과 함께 호흡하고 찬미와 영광을 드릴 때
내 심령은 마치 암사슴이 시냇물을 만난 듯
기뻐 설레게 합니다.
"나" 라는 존재는 없어지고 당신은 점점 커져야 하며
항상 당신께서 우선이 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분은 커져야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
2006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