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12. 11. 5. 16:12
가을을 보내면서
온통 허전함으로 숨조차 가눌 수 없습니다.
속절없는 그리움은 목구멍까지 타들어 가고
내님 실은 가을 마차는 낙엽을 흩날리며
겨울의 터널로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늘도 애통함을 알아주는 듯
슬픔이 빗물 되어 온종일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마침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막상 준비 없는 가을을 보내려 하니
미련과 집착으로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텅 비어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몸부림치기보다는
성숙한 마음으로 또 한 번의 가을을
놓아주어야 하나 봅니다.
가을 나무처럼 아낌없이 버리고 불태우듯,
내 삶의 테두리에 엉켜있는
탐욕과 집착을 모두 버리고 비우겠습니다.
버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비워라, 그러면 채울 것이다.
2012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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