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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아담스 영화가 끝난 후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10. 7. 7. 16:09
패치 아담스 영화가 끝난 후
실화를 근거로 제작한 영화 ‘패치 아담스'는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권위적인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트린 작품이다.
헌터 아담스는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나 삶의 의욕을 잃고 방황했다.
그는 스스로 자살을 막기 위해 자진해서 패어팩스 정신병동에 입원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같은 방 동료 ‘루디’가 다람쥐의 공포 환상으로
정신분열을 일으키는 증상을 헌터 아담스가 가상적 행동으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그 결과에 헌터자신도 놀라움을 발견한다.
그리고 또 다른 동료환자 ‘아더 멘델슨’이 손가락 네 개를 펼치며
손가락 너머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또 다른 갯수를 보라는
뚱딴지같은 제안을 착안한 헌터 아담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폭풍은 모두 내 마음속에 있으며, 단테가 말했듯이 내 인생의 행로 가운데서
내가 어두운 숲에 있었음을 발견했다.’
영화 초반 자막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누구나 이와 같이 자신의 어둠을 발견하고
탈출구를 찾아 변화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함께 했던 동료 환자로부터 위기를 기회로 삼은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헌터 아담스는 동료 환자가 붙여준 애칭 ‘패치’(치료하다)의
새 이름으로 자신이 바꾸어 부르면서 정신병동을 박차고 나온다.
웃음과 관심 그리고 배려가 최고의 치료법임을 깨달은 패치는
자신의 목표 실현을 위해 의과대학의 늦깎이 학생으로 입학 한다.
그러나 3학년이 되어야 환자를 만날 수 있는 교칙을 무시하고 학장(왈콧) 몰래
병실을 찾아가 환자들에게 비인간적으로 대했던 교수와는 달리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소아암 환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냉랭한 두려움이 가득했던 병실의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활짝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환자들을 이름이 아닌 병명으로 호칭하는 비인간적인 의사들과 다른 모습으로
환자를 정답게 이름으로 호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 작은 것에 환자들은 마음으로 반응하며 그와 쉽사리 교감을 통하였다.
그리고 단순히 학교에서 배운 의술만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몸뚱이 치료사가 아닌,
마음까지 치유하고자 하는 패치 아담스야 말로 진정한 의사라 할 것이다.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의료행위 이상을 베풀어주려는
그의 모습은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나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언젠가부터 신앙생활을 하면서 입으로 바치는 기도는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며 하느님을 증거해야 하겠다는 열망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택했고 평소에도 패치 아담스가 갖고 있었던
사고와 일맥상통한 점이 나에게도 일부분은 내재하고 있었는데
나의 계획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설렘과 자신감까지
확실히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패치 아담스가 학칙을 무시하고 교내 병실을 방문하여 의사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그에게 몇 번의 경고 조치를
내리지만 패치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오히려 외딴 산중에 허름한 집을 개조하여
의대생 친구들과 함께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세운다.
그러나 의사면허증 없이 진료행위를 한 것이 학교 측에 발각되었고
패치와 진실한 사랑을 나누던 동급생 여자친구 ‘카린’이
정신이상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인간에게 환멸을 느낀 패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포자기 심정에 빠지지만,
그는 생명의 진리를 깨닫고 다시 의사의 길에 의욕을 불태운다.
나 자신도 현장에서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다가 패치처럼 난관에 부딪히게 되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깊숙이 생각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패치 아담스는 우여곡절 속에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그가 펼치려했던 꿈을
과감히 펼친 인간 승리자가 되었다.
그러나 패치 아담스도 한때는 자살을 하려 시도 했으나 ‘자살’을 ‘살자’로
바꿀 수 있게 된 원동력은 과연 무엇 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그 해답은 너무나도 간단했음을 알 수 있다.
패치가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하여 주립의학위원회에 제소당하는 청문회장서
담대하게 그는 항변한다.
‘하느님이 제 증인이신데...
오늘 결정이 어떤 것이든 저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가 될 것입니다.
당신들은 제가 졸업을 못하게 할 힘은 있지요.
직위와 흰 코트를 얻을 수 없게 할 수 있지만, 제 영혼을 지배하지는 못합니다.’
패치 아담스는 그가 행한 모든 일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음을 자부했고,
계명대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에 충실했음은 물론 패치 아담스를
주관하시는 분은 인간이 아닌 하느님이라고 고백하는 믿음의 정신에서
그가 힘과 용기를 얻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다시 말해서 그를 지독한 어둠에서 일으킨 것은 신앙이 큰 작용을 한 것이었다.
사회복지사의 자격을 득하고 현장에서 봉사를 할 때
확실한 소명의식과 기쁨 없이는 많은 유혹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께 의지함은 물론 낮은 자세로
클라이언트를 존중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촛불은 자신을 태워서 주위를 밝히듯,
나 또한 부족하지만 여생을 제2의 패치 아담스처럼 살면서
행실로 신앙을 증거하고 싶은 열망을 더욱더 굳건히 해준 계기가 되었다.
참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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