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었다 가세요

내가 사랑하는 너는 / 이해인 수녀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8. 10. 10. 14:18


내가 사랑하는 너는 / 이해인 수녀

    내가 사랑하는 너는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때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 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 키가 남들 만큼 크지는 않아도 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 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 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 푸르른 웃음을 반짝이는 너였으면 좋겠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의 정리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 따뜻한 가슴을 가진 너였으면 좋겠다. 한잔의 커피향으로 풀릴것 같지 않은 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 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 반갑게 찾아주는 너였으면 좋겠다. 나를 소중히 안겨주는 온통 사랑스러운 나의 너였으면 좋겠다. 파도의 말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 놓고 울어줄게 오랜 나날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 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 했던 순간들 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 줄게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질 땐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 올게.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