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롭게 하소서
위령성월을 맞이하여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7. 11. 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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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성월을 맞이하여
교회는 11월 한 달을 위령성월로 지낸다.
위령성월은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기도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묵상하도록 초대하는 달이다.
잘 알고 있듯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는
가톨릭 교회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전통이다.
교회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단지 그들이
하느님 앞에 죄인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죽은 이를 위한 기도는 무엇보다도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과 희망에 근거하고 있다.
하느님은 산 이들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죽은 이를 위한 기도는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에 대한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로의 공을 나누며 통교한다는 통공 교리는 바로
하느님 안에서 모든 자녀들의 친교와 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나아가 죽은 이를 위한 기도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이를 위한
대속(代贖)과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령성월을 맞아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지와 이웃들,
그리고 특별히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연옥 영혼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열심히 기도하며
그들을 위해 희생을 바쳐줄 것을 모든 신자들에게 당부한다.
가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위령성월은 또한
우리 자신의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 묵상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자연은 계절의 주기에 따라 이 가을에 풍요로운 결실을 내놓은 후 또한
내년의 새로운 봄을 기다리며 땅 속 깊숙한 곳에 자신을 묻는다.
이런 계절의 흐름은 우리에게 한 해를 되돌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초대한다.
우리는 올 한해 얼마나 값진 결실을 거두어 하느님 앞에 바쳐 드릴 수 있는가.
하느님 앞에 내놓을 것이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점들을 묵상하면서 우리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참으로 유익한 계절이 바로 이 11월이라고 본다.
위령성월을 맞아 ‘오늘은 너에게, 내일은 나에게’(hodie tibi, cras mihi)라는
격언을 교훈으로 삼아 우리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면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와 희생을 바쳐 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
나아가 하느님 앞에서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고백하면서
이웃을 위한 사랑, 특별히 가장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랑의 실천에도 더욱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1코린 13, 13)
*** 평화 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