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사랑해요

한 말씀만 하소서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7. 6. 30. 18:43






                          
      한 말씀만 하소서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방울을 식혀주듯
    당신도 나의 영혼에 기쁨과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초월적 존재이십니다.
    바람이 불어옴을 육으로 느끼고 
    손을 내밀면, 스쳐 지나감을 
    육으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 안에 존재하시며
    나의 희로애락을 주관하심을 
    언제나 느끼고 있으면서도
    당신을 눈과 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다만 느낌으로만 듣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의심을 품을 때도 있습니다.
    사랑은 입으로 다 표현할 수 없으며 
    물질적으로도 끝이 없다는 것을
    당신께서 이미 가르쳐주셨기에
    당신과의 관계도 그러함을 알고 있지만 
    땅거미가 내려앉은 도회지의 아스팔트를 
    혼자 거닐 때면, 가슴은 답답하다 못해
    한숨으로 변하여 어느새 두 눈에는
    이슬이 촉촉히 맺힘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후회와 혼돈, 그리고 심지어는 
    믿음에 대한 불신으로 혀가 날름거리고
    오늘도 무거운 발길 어찌할 바 몰라서 
    말없이 하늘만 바라다보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하늘은 장맛비가 내릴 듯 온통 
    무겁게 느껴오고, 바람만 휭하니 부는데 
    당신은 오늘도 말없이 그저 손짓만 하고 있으니
    어찌하란 말인가요?
    나를 주관하시는 나의 주인님이시여!
    부디 한 말씀만 하소서.
    아직은 내 귀가 어두워 듣지 못한다면 
    꿈속에서라도 잠시 쉬었다 가시는
    은총을 저에게도 허락하소서. 아멘.
        2007년 6월 마지막일 
               홍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