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사랑해요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참평화방문요양센터
2006. 10. 25. 14:29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꽃은 잎과 꿀과 향기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자신을 위하여 남겨두지 않는
가난한 수도자와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꽃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벌에게 주며
향기는 바람에게 보냅니다.
수많은 나비가 꽃잎 위에서 쉬었다 가지만,
‘너는 되고 너는 안돼’ 하며 가리지 않습니다.
또 벌은 성가시게 날아와 온통 헤집으며
꿀만 빨고 사라지지만,
한 번도 서운한 마음에 벌을 쫒는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꿀을 길어 오르기 위하여,
뿌리를 뻗어 물줄기를 찾으며,
구김살 없는 맑은 얼굴로 햇볕을 받아들입니다.
폭풍이 한바탕 들쑤시고 지나가지만 자신의 향기를 잃고,
다른 무엇이 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주고 보내지만 꽃은 잃은 것이 하나 없이,
오히려 더 풍족하고 넉넉합니다.
왜냐하면, 멀리서도 그 향기와 빛깔을 보고,
그와 벗이 되기 위하여 새로운 나비가 찾아들고,
새로운 벌이 날아오며,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시편 23,1)
남보다 더 가지기 위하여 그리고 더 높아지기 위하여
아귀다툼하는 세상에,
한 송이 꽃은 참으로 위대한 영적 스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꽃을 주고받을 때에도,
이러한 꽃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에 이런 결심을 해봅니다.
한 송이 꽃을 닮아 제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버리고,
영적 물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끝없이 퍼주고도 더 주지 못하여 안달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다짐해 봅니다.
수원교구 석수동 성당에서 소임하셨던 윤동출 프란치스코
신부님께서 신학교 대학원시절 총학생회장으로서 신학교 후원회
회원님들께 보낸 감사의 편지 내용 일부를 몰래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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