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우리 가톨릭 교회에서는 전례력으로
부활 6주간을 맞이하여 정결한 마음으로
하느님께게 감사드리며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황당한 비보를 접하고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저며왔습니다.
노동자를 위하고
골이 깊은 지역주의 타파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던
민중의 지도자께서 이승과 단절을 하셨습니다.
항상 소탈하고 정의로움은 물론 약자를 가까이하셨던
서민의 대통령께서
현 정부가 품어대는 독기가
그 얼마나 잔인했고 굴욕적이었기에
붉게 물든 몸으로 황급하게 피안으로 투신하셨는지요.
임의 뜻을 민초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겠지만
아프면 아프다고 말씀하시지
무슨 이유로 해서 그 모든 번뇌를
당신 혼자 짊어지시겠다고 어둠을 길을 가셨나요.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는
작별의 화두를 남기시고 홀연히 이승을 떠나셨지만
저승에 가셔서는 이승의 모든 짐을 다 내려놓으시고
권력도 없고 가난도 없으며 죽음마저도 없는
영원한 기쁨의 나라에서 편히 쉬셔요.
저는 두 손 모아 당신께 눈물로 기도하겠으니
당신도 빛의 세상에서 우리를 위해 기쁘게 기도해주세요.
2009년 5월 23일
홍일표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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